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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이별, '유산'…몸과 마음 회복이 최우선
아이를 기다렸던 부모에게 임신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이다. 그런데 임신 중기에 접어들기 전, 예기치 못한 순간에 찾아올 수 있는 복병이 있다. 바로 '유산'이다. 갑작스러운 상실을 경험한 부모의 몸과 마음에는 큰 상처가 남을 수밖에 없는데, 유산을 경험한 후 다시 일상을 되찾고 건강하게 임신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어떤 관리가 필요한지 알아본다.
산모가 원인 아닌 경우 많아…통증 심하고 출혈 있다면 주의
유산은 태아가 모체 밖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단계인 임신 20주 이전에 임신이 중단되는 것을 말한다. 통계적으로 전체 임신의 약 20~30%에서 유산이 발생하며, 그중 80% 이상은 임신 초기 3개월 이내에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산의 대표적인 증상은 자궁 출혈과 하복부 통증 등이다. 소량의 출혈이 보인다고 해서 모두 유산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기에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생리혈보다 더 많은 양의 출혈이 보이거나 하복부를 찌르는 듯한 통증이 나타난다면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출혈량과 자궁 입구의 상태를 확인하고, 초음파 검사를 통해 태아의 정상 발육 여부를 확인하는 초음파 검사를 받아 보면 유산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유산이 발생하는 원인으로는 △태아의 염색체 이상 △내분비계 이상 △면역학적 문제 △감염 △스트레스 △환경적 요인 등이 지목된다. 특히 임신 초기 자연유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원인은 태아의 염색체 이상인데, 태아가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못해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 외에도 유산의 원인을 명확하게 밝히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한 만큼, 유산을 경험한 부모가 스스로를 탓하거나 자책할 필요는 없다.
몸과 마음 충분히 회복하고 합병증 예방해야
유산을 한 번 겪고 나면 다음 임신에 대한 불안감, 상실감, 우울감 등이 한꺼번에 몰려오기 쉽다. 그런 만큼 부모의 마음을 돌보고 추스르는 것이 중요한데, 지나치게 스스로를 탓하거나 무리해서 일상에 복귀하려고 하기보다는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서 정서적으로 안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주변인에게 유산 경험을 이야기하고 조언을 구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필요하다면 병원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신체도 충분한 회복이 필요하다. 임신 중 변했던 여성의 호르몬과 신체가 임신 전 상태로 정상적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1~2달 정도는 안정을 취할 것을 권한다. 특히 임신 초기를 지나 12~20주 사이에 유산을 겪었다면 신체 부담이 훨씬 클 수밖에 없는 만큼, 일정 기간 신체를 회복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미역국 등을 먹으면서 몸조리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다.
만약 유산으로 인한 출혈이 있다면 1주일 내외로 멎는지 살펴봐야 하며, 5~6주 후부터 정상적으로 생리를 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만약 자궁 내에 태반 조직 등이 남아있다면 이를 깨끗하게 제거하는 치료도 필요하다. 방치하다간 질출혈이나 감염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는 데다, 자궁내막 유착까지 발생해 이후 임신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유산 자주 겪는다면 원인 감별해 계획적으로 관리해야
유산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 습관성 유산(반복유산)을 의심해 봐야 하는데, 제2의 난임이라고 불릴 만큼 정상적인 임신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손꼽힌다. 하이닥 산부인과 상담의사 윤정섭 원장(서울아이앤여성의원)은 "임신 20주 이전 유산이 2회 이상 반복된다면 반복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라며 "일반적인 난임과는 달리, 어렵게 찾아온 새 생명을 무기력하게 보내는 만큼 더 깊은 좌절과 아픔을 겪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윤정섭 원장은 "반복유산에는 △유전적 요인 △면역학적 요인 △내분비적 요인 등이 작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특별한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50%에 이른다"라며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많은 만큼 충분히 검사를 받아보고, 위험 요인들을 하나씩 치료해 나가며 계획적으로 임신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 윤정섭 원장(서울아이앤여성의원 산부인과 전문의)